한국 국민연금과 영국 State Pension, 둘 다 받을 수 있을까?

오늘도 영국생활, 쉽게 풀어드릴게요.
영국은 쉽게 설명하고, 한국과는 비교해 드립니다.
에디터 뮬 (MUL) 입니다.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영국으로 와서 일을 시작한 분이라면 은퇴를 생각하면서 이런 질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국민연금을 냈고, 영국에서도 National Insurance를 냈는데 나중에 연금을 두 개 받을 수 있을까?”

특히 한국에서 10년 이상 일한 뒤 영국으로 이주했거나, 영국에서 오랫동안 일한 후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계획이 있는 분이라면 궁금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 국민연금과 영국 State Pension은 서로 다른 연금제도이기 때문에 각각의 수급 조건을 충족한다면 두 나라의 연금을 각각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오해가 하나 있습니다.

한국과 영국 사이에 사회보장협정이 있기 때문에 한국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영국 National Insurance 가입기간을 합쳐서 연금을 계산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영국 정부가 한국과의 협정을 분류하는 방식은 조금 다릅니다.

한국과 영국의 협정은 Double Contribution Convention(DCC)으로, 사회보장보험료를 어느 나라에 납부해야 하는지와 같은 보험료 부담 문제를 다룹니다. 연금 등 사회보장 급여(benefits)에 관한 규정은 포함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두 나라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결론에서 끝내지 않고, 한국과 영국에서 각각 일한 사람이 자신의 연금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에서 일하고 영국에서도 일했다면 두 연금을 모두 받을 수 있을까?

먼저 가장 궁금한 부분부터 보겠습니다.

한국에서 국민연금을 납부하다가 영국으로 이주해 일을 하면서 National Insurance를 납부했다면, 두 나라에서 쌓은 연금 기록은 기본적으로 각각의 제도에서 관리됩니다.

한국에서는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납부 기록 등을 바탕으로 노령연금 수급 여부와 연금액을 판단합니다.

한국 국민연금의 노령연금은 일반적으로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이어야 수급권이 발생합니다.

영국의 New State Pension도 별도의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New State Pension을 받으려면 National Insurance record에 최소 10개의 qualifying years가 있어야 합니다.

GOV.UK — The new State Pension

즉, 아주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 국민연금은 한국에서 쌓은 가입기간을 기준으로 확인하고,

영국 State Pension은 영국에서 쌓은 National Insurance qualifying years를 기준으로 확인합니다.

따라서 한국과 영국에서 각각 연금 수급 조건을 충족했다면 두 나라의 연금을 각각 받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다만 “두 나라에서 일했으니 가입기간도 합쳐진다”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한영 사회보장협정은 무엇을 위한 것일까?

한국과 영국 사이에는 사회보장협정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사회보장협정이라는 이름만 보고 “한국에서 낸 국민연금과 영국에서 낸 National Insurance를 합쳐주는 제도”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현재 영국 정부 자료에서는 한국과의 협정을 Double Contribution Convention, 즉 DCC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GOV.UK — Reciprocal agreements

DCC는 사회보장보험료의 중복 부담과 관련된 문제를 다루는 협정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과 영국을 오가며 근무하거나 한 나라의 회사에서 다른 나라로 파견되어 근무하는 경우, 같은 기간에 양국의 사회보장보험료를 모두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 사회보장협정은 어느 나라의 사회보장제도에 보험료를 납부해야 하는지와 같은 문제를 다루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영국 정부는 한국, 일본, 칠레, 인도와의 협정을 DCC로 분류하면서 이들 협정은 사회보장보험료 부담에 관한 내용이며 급여(benefits)를 포함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과 영국의 경우에는 다른 일부 국가와의 사회보장협정에서 가능한 것처럼 양국의 연금 가입기간을 합쳐 수급 자격을 만드는 방식으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이 부분은 인터넷에서 “한영 사회보장협정으로 연금 가입기간을 합산할 수 있다”는 식의 설명을 접했을 때 특히 주의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한국 국민연금과 영국 State Pension의 가입기간은 합쳐질까?

이번 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한국 국민연금과 영국 State Pension의 가입기간을 단순히 더해서 하나의 연금 가입기간으로 계산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해하기 쉽게 가상의 사례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한국 20년 + 영국 20년이라면?

어떤 사람이 한국에서 20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국민연금을 납부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 후 영국으로 이주해 20년 동안 일을 하면서 National Insurance qualifying years를 쌓았다고 해보겠습니다.

이 사람의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 한국 국민연금🇬🇧 영국 State Pension
가입기간 예시20년20년
최소 가입 기준일반적으로 10년 이상일반적으로 10 qualifying years
연금 계산한국 국민연금 제도에 따라 계산영국 NI record에 따라 계산
지급한국 국민연금에서 별도 지급영국 State Pension으로 별도 지급

이 사람은 한국과 영국에서 총 40년을 일한 셈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한국 20년 + 영국 20년 = 총 40년 가입”

으로 만들어 하나의 연금으로 계산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에서 쌓은 20년은 한국 국민연금 제도에서 따로 확인하고, 영국에서 쌓은 20년은 영국 State Pension 제도에서 따로 확인합니다.

따라서 각각의 수급 조건을 충족한다면 한국 국민연금과 영국 State Pension을 각각 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또 하나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20년이라는 가입기간만 가지고 실제 연금액을 정확하게 계산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 국민연금은 가입기간과 소득 등의 조건에 따라 실제 연금액이 달라지고, 영국 State Pension 역시 National Insurance record의 내용에 따라 금액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위의 예시는 “한국 20년이면 얼마, 영국 20년이면 얼마”를 계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두 나라의 연금이 각각 따로 계산된다는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예시입니다.

양국 연금은 각각 어떻게 지급될까?

한국과 영국에서 각각 연금 수급권이 발생했다면 두 연금은 하나로 합쳐져 지급되는 것이 아닙니다.

각 나라의 연금제도에 따라 별도로 지급됩니다.

예를 들어 앞의 사례처럼 한국에서 20년, 영국에서 20년의 연금 기록을 가지고 있다면 은퇴 후에는 한국 국민연금에서 지급되는 연금과 영국에서 지급되는 State Pension을 각각 확인하게 됩니다.

한국 국민연금은 한국의 국민연금 제도에 따라 지급되고, 영국 State Pension은 영국 정부의 State Pension 제도에 따라 지급됩니다.

따라서 은퇴 준비를 할 때도 두 연금을 하나의 제도로 생각하기보다 각각 따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국 State Pension은 해외에 거주하면서도 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영국 State Pension을 받을 수 있는지, 실제 지급 방법은 [한국으로 돌아가면 영국 State Pension은 어떻게 될까?]에서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영국에서 오랫동안 일한 뒤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해서 영국에서 쌓은 State Pension 권리가 자동으로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해외에서 실제로 연금을 받는 방법이나 한국 거주 시 연금액 인상 여부 등은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한국에 거주할 때 영국 State Pension이 매년 인상되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영국 State Pension은 해외에서 받으면 매년 오를까? Uprating과 Frozen Pension]에서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한국 국민연금과 영국 State Pension을 함께 받을 때 알아둘 점

두 나라의 연금을 함께 받을 수 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각각의 연금 기록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영국에서는 National Insurance record를 확인해 내가 몇 개의 qualifying years를 가지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GOV.UK — Check your National Insurance record

현재 영국의 New State Pension은 일반적으로 최소 10 qualifying years가 있어야 일부 State Pension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qualifying years가 많다고 해서 모든 사람의 연금액이 단순한 비율로 계산되는 것도 아닙니다.

예를 들어 2016년 이전에 National Insurance 기록이 있었거나 과거에 contracted out 상태였던 경우에는 실제 State Pension 계산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영국에서 20년 일했으니 full State Pension의 20/35를 받는다”라고 계산해서는 안 됩니다.

가장 정확한 방법은 본인의 National Insurance record와 State Pension Forecast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한국 국민연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이면 일반적으로 노령연금 수급권을 확인할 수 있지만, 실제 연금액은 가입기간과 소득 등의 조건에 따라 달라집니다.

결국 한국과 영국에서 모두 일했던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 국민연금은 한국 국민연금대로 확인하고,

영국 State Pension은 영국 National Insurance record와 State Pension Forecast를 따로 확인합니다.

그런 다음 은퇴 후에는 두 연금을 합쳐서 내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전체 노후소득을 계산하는 것입니다.

연금 제도는 따로 확인하고, 은퇴생활에서는 전체 소득으로 생각하는 것.

이렇게 접근하면 훨씬 이해하기 쉽습니다.

환율과 세금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두 나라의 연금을 모두 받게 되면 그다음으로 현실적인 문제가 환율과 세금입니다.

특히 은퇴 후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영국 State Pension을 받는다면 파운드와 원화 사이의 환율이 실제 생활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영국 State Pension이 파운드 기준으로 같은 금액을 지급받더라도 환율이 달라지면 한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원화 금액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에서 은퇴생활을 계획한다면 영국 State Pension을 단순히 파운드 금액으로만 생각하기보다 실제 한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을 함께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금은 별도의 문제입니다.

영국 State Pension은 과세 대상이 될 수 있으며, 한국에 거주하면서 영국 연금을 받는 경우에는 한국과 영국 사이의 조세조약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개인의 세금 거주지와 다른 소득의 종류 및 금액 등에 따라 실제 세금 처리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두 나라에서 연금을 받으면 무조건 두 나라에서 세금을 낸다”라고 단순하게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영국 State Pension의 과세에 대해서는 [영국 State Pension에도 세금이 붙을까?]에서 자세히 설명했으니 함께 확인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 영국 State Pension과 🇰🇷 국민연금, 무엇이 가장 다를까?

한국 국민연금과 영국 State Pension은 이름부터 운영 방식까지 서로 다른 제도입니다.

한국 국민연금은 한국의 국민연금 가입 및 납부 기록을 기준으로 연금 수급권과 연금액을 판단합니다.

영국 State Pension은 National Insurance record를 기준으로 합니다.

두 나라 모두 일정한 최소 가입기간이 필요하지만, 그 이후 연금액을 계산하는 방식과 제도는 서로 다릅니다.

그래서 한국과 영국에서 모두 일했던 분이라면 “내가 총 몇 년 일했는가?”만 보는 것보다 각 나라에서 어떤 연금 기록을 가지고 있는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에서 쌓은 국민연금과 영국에서 쌓은 State Pension은 각각 확인하고, 마지막에는 두 연금을 합친 전체 노후소득을 생각하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한국 국민연금 10년과 영국 NI 10년을 합치면 20년으로 인정되나요?

A. 단순히 합쳐서 하나의 20년 가입기간으로 계산하는 방식은 아닙니다. 한국 국민연금과 영국 State Pension은 각각의 제도에 따라 가입기간과 수급 자격을 판단합니다. 한국과 영국의 사회보장협정 역시 연금 가입기간을 합산해주는 일반적인 급여 협정이 아니라 Double Contribution Convention입니다.

Q. 한국 국민연금과 영국 State Pension을 동시에 받을 수 있나요?

A. 각각의 연금 수급 조건을 충족한다면 두 나라의 연금을 각각 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 국민연금과 영국 State Pension은 서로 다른 제도이기 때문에 한 나라의 연금을 받는다고 해서 다른 나라의 연금이 자동으로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Q. 한국에서 살면서 한국 국민연금과 영국 State Pension을 모두 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영국 State Pension은 해외에 거주하면서도 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 국민연금 역시 해외 거주자의 지급과 관련된 별도 규정을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한국에서 영국 State Pension을 받는 경우 환율과 세금, 해외 거주자에 대한 연금 인상 여부 등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에디터 뮬 (MUL)’s 한마디

한국에서 일했던 시간과 영국에서 일했던 시간이 모두 있다면 은퇴 준비가 조금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경우 오히려 단순하게 나눠서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쌓은 것은 한국 연금으로, 영국에서 쌓은 것은 영국 연금으로 먼저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두 연금을 하나의 노후소득으로 합쳐보면 내가 은퇴 후 어느 정도의 생활을 준비해야 하는지가 훨씬 현실적으로 보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두 나라의 연금을 억지로 하나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두 나라에서 쌓아온 것을 빠짐없이 찾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Leave a Comment